한강서 7시간 버틴 학생 물에 빠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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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50회 작성일 23-06-16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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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면서 연신 감사하다고 하는데 마음이 얼마나 아프던지…그 학생이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16일 오전 5시께 경기 고양시 행주어촌계 주민 김정림씨(66·여)는 여느 때처럼 바지선에서 뱀장어 조업에 나간 남편 김홍석씨(65)의 복귀를 기다렸다.

정림씨는 바지선을 서성이며 고생한 남편을 반길 준비를 했는데, 평소와 다르게 홍석씨의 손짓이 다급했다.

배 안을 보니 고등학생 A군(17)이 몸을 벌벌 떨며 탈진한 상태로 쓰러져 있던 것이다.

부부는 곧바로 A군을 바지선 내부로 옮겨 난로를 틀고 따뜻한 커피를 제공했다.

홍석씨는 또 자신의 옷을 내어주며 A군의 체온을 올리기 위해 힘썼다.

안정을 찾은 A군은 울면서 부부에게 자신의 얘기를 털어놨다.

"부모님이 이혼을 했어요. 지금은 부모와 떨어져 청소년 쉼터 같은 곳에서 살고 있어요. 사는 게 힘들어서 죽으려고 했어요."

A군은 전날 오후 10시께 서울 가양대교에서 떨어졌다고 한다.

1.5㎞가량 떠내려 온 그는 어민이 쳐 놓은 그물에 걸린 뒤 스티로폼 부표를 붙잡고 밤새 버텼다.

7시간 정도 흘렀을까 조업을 마치고 복귀하던 홍석씨의 두 눈에 A군이 들어왔다.

어선을 멈춘 홍석씨는 A군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았지만, 지칠 대로 지친 A군은 축 늘어졌다.

홍석씨는 포기하지 않고 자신보다 덩치가 큰 A군을 양손으로 있는 힘껏 끌어올려 겨우 배에 실었다.

김씨 부부는 극적으로 구조된 A군의 불우한 사정을 들어주며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그를 위로했다.

이후 경찰이 도착해 A군을 데려가려고 할 때 정림씨는 "너무 힘들고 그러면 언제든 놀러 와라. 그런 생각 말고 열심히 살다 보면 분명 좋은 일 있을 거야"라며 주머니에서 꼬깃꼬깃 접힌 만원짜리 2장을 꺼내 건넸다.

김씨 부부의 위로에 A군은 "앞으로 열심히 살겠다. 살려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정림씨는 "안쓰러운 마음에 주머니에 있던 돈을 전부 꺼내 줬다. 어린 학생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런 선택을 했겠느냐"며 "자식 챙기는 마음으로 위로했다. 지금도 그 아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찢어지도록 아프다"고 말했다.

A군을 구조한 홍석씨는 "7시간 가까이 물속에 있었는데 살아있는 게 기적이다. 어린 학생의 목숨을 살릴 수 있어 뿌듯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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